이라크 전쟁 문제로 미국과 유럽의 점점 벌어지는 틈새는 앞으로 완전히 틀어지게 될 것을 예상해보건대, 빙산의 일각으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UN과 NATO의 불화는 ‘유럽을 비롯한 나머지 나라들이 미국의 편에 서는 것이 진정 최선의 행동인가?’라는 질문을 처음으로 제기한 전조일 수 있다.
전쟁을 선포한 미국의 돌진에 프랑스와 독일이 적극적으로 저항한 것처럼, 지적재산권과 관련하여 유럽 주변의 여러 나라들은 유럽 연합이 전적으로 승인했다는 미국의 요청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사건은 2001년 통과된 유럽 공동체 저작권 훈령(European Union Copyright Directive)이 회원국들에게 논쟁중인 모방방지(anticircumvention) 조항을 포함하여 미국의 밀레니엄 저작권 법령과 유사한 법률을 통과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 저작권 훈령은 그저 미국이 전세계에 펼쳐놓은 큰 옷감의 한 가닥에 불과할 뿐이다. 전자 개척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지적 재산권 변호사였고, 현재는 지적 재산권의 정당성(IPJustice)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로빈 그로스(Robin Gross)에 의하면 미국은 다른 나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 저작권 침해자들을 일망타진할 것, 그리고 (지역적인 관점에서 보아) 엄청난 로얄티를 지급할 것
- 미국과 유럽의 출판인들을 위한 저작권과 특허권 보호의 범위와 조건을 확대하는 법률을 통과시킬 것
- 한 술 더 떠서, 1994년 미국이 중국에 최혜국 무역 상대국 지위를 부여한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은 경제적 편익을 얻기 위해 다른 나라들에게 저작권 침해를 자본 범죄로 규정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년 1월 31일, EUCD 입법을 상정중인 핀란드 의회는 제안된 법률이 합법적인 소비자 행위를 너무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GrassrootsEffort in Finland Defeats EUCD"s Broad Bans). 의회는 모방으로 인한 침해에 대해 2년간의 금고형을 내린 제안서를 기안작성자들에게 다시 검토해 보라면서 되돌려 보냈다. "우리는 진정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전자 개척 재단(EFF, Electronic Frontier Finland) 핀란드 지부장은 덧붙였다. 참고로 이 지부는 그 법안에 반대하는 로비 활동을 한 주조직이다.
EFF의 변호사로서, 그로스(Gross)는 전 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다양한 그룹들에게 지적 재산권과 관련된 법률이 그 나라에서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다녔다. "내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지적 재산권의 확대에 저항하는 조직화된 노력이 자신들의 나라에 없다면서 좌절하였습니다. 수 많은 나라에 수 많은 조직이 있지만 그들은 모두 완전히 분열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함께 모여, 함께 일하고, 서로의 지식과 리소스를 공유할 수 있다면 훨씬 큰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고 싶은 일은 이와 같은 다양한 그룹들 사이의 연결점을 구축해서,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런던에 있는 사서와 헝가리에 있는 해커들을 연결하듯이 말입니다."
이에 대해 그로스(Gross)는 "지적 재산권 정의의 원칙들(Principles of Intellectual Property Justice)"이라고 불리는 문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이 문서는 각 나라 그룹들에게 따라야 할 기준선을 제공할 것이다. 이 문서에서는 개인적-사용, 개인적인 작품 복사가 소비자들에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개념과, 출판물에 대한 공정한 사용의 권리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개념을 자세하게 논설할 것이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그로스(Gross)는 말한다. "아티스트가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사적으로 복사하더라도 그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 합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적 재산권 법률의 확대에 대항하여 표현의 자유를 향한 여정에 조직자들과 입안자들을 참여시키고 싶습니다."
리차드 코만: 유럽연합 저작권 훈령(European Union Copyright Directive)이란 무엇이고 입안 근거는 무엇인가요?
로빈 그로스: 바로 지금 할리우드에서는 다른 나라에 모방방지 법률을 통과시키라면서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EUCD는 자기 소유물이라고 하더라도 모방 행위를 법률로 금지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디지털 밀레니엄 법령과 아주 유사합니다. 유럽연합 훈령도 다른 누군가가 모방하기 위해 정보라든가 도구를 제공하는 등과 같은 행위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 역시 미국의 DMCA와 비슷합니다. 모방 금지 조문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쟁이 끊이질 안았습니다. 이와 같은 법률때문에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성과를 발표할 수 없고 기업들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와 상호작용하는 장치를 놓고 시장에서 경합을 벌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럽 연합 저작권 훈령은 지난 달부터 시행하도록 되어있었지만, 오직 두 나라(덴마크와 그리스)만이 유럽 연합 저작권 훈령에 순응할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나머지 나라들은 지금 이 법안을 입법부에 상정해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상당한 화제를 몰고다니는 주제로 상당한 저항이 있습니다.
리차드 코만: 그렇다면 어느 나라가 훈령에 가장 적극적으로 저항합니까?
로빈 그로스: 핀란드는 최근 EUCD를 시행하자는 국가 법안을 민초들의 거대한 저항 때문에 거부하였습니다. 그 법안대로라면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범법자로 전락하기 때문에 EFF가 주도하는 핀란드 시민단체는 입법 위원회 의장이 그 청원서를 거절하도록 설득하였습니다.
독일도 현재 DMCA와 비슷한 법안을 상정중입니다.
Privatkopie 독일 운동가들의 서명을 받아, 지적재산권 정의(IP Justice)는 그 청원서를 재고해 달라는 선언서를 독일 사법 위원회에 제출하였습니다. DCMA가 통과된 이후로 여기 미국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공포 효과에 관하여 경고하기 위해서지요. 독일의 청원서는 몇 달 후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기 때문에 바로 지금 국회와 협상해야 합니다.
리차드 코만: 실제로 이런 나라들의 입법부에서는 이에 대해 얼마나 동감하고 있습니까? 1990년대에 EFF와 같은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강압적으로 DCMA와 저작권 연장 법령을 통과시켰습니다.
로빈 그로스: 미국을 비롯한 이런 나라들의 입법부는 미국의 저작권 산업에 대항하고 일어 섰습니다. 미국의 저작권 산업은 다양한 법안으로 자신들의 계획을 밀어부친다는 점에서 재정적으로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약한 힘, 돈, 그리고 미국 저작권 산업의 영향력과 같은 커다란 장애물과 마주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 미국에서 있었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런 모방 법률안이 처음으로 소개되자, 할리우드는 저작권 침해에 대항하기 위해 필수적인 경우에 한해서 방패막이로만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방 법률들이 통과되고,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은 이 법률들이 실제로는 비평을 잠재우고 경쟁자들을 따돌리는 아주 강력한 도구이며, 저작권 침해와는 완전히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는 점이죠.
그러고 몇 달이 지나자 국회 의원들 중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지만 그전 놀라운 일이 전혀 아닙니다. "이봐, 잠깐, 이건 DMCA를 통과시킬 때 우리가 생각했던게 아니야." 하원의원 조 로프크렌(Zoe Lofgren,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에 의하면 그녀는 원래 DMCA가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는데 사용되리라 믿고 사인을 했지만, 실제로 시행되는 것을 보고서 그 법령이 경쟁과 혁신을 질식시키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논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그녀는 DCMA에서 가장 혹독한 조항들을 수정하고 사람들이 합법적인 목적으로 모방을 하는 것은 허용해주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하였습니다.
리차드 코만: 렉스마크(Lexmark) 사건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은 DMCA를 이용해서 경쟁자인 스태틱 콘트롤 컴포넌트(Static Control Components)사를 단죄하고 있습니다(중고 카트리지 재생사업을 함). 렉스마크 프린터에는 ‘킬러 칩’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 칩은 카트리지가 한 번 사용되고 나면 다시 작동하지 못하게 합니다. 경쟁사인 스태틱 콘트롤에서는 대체칩을 만들어, 렉스마크의 카트리지가 이전에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이에 대해 렉스마크사는 스태틱 콘트롤사가 자사의 기술을 모방해서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DMC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DMCA는 저작권 있는 제품에 접근하기 위해 기술을 모방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합니다. 렉스마크는 자사의 프린터 토너가 보호받아야 하는 제품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뭐 그런 거겠지요. 하지만 그 법률적 정당성은 좀 이해하기 힘듭니다. 아뭏튼 간에 아주 이익이 나는 사업에 종사하는 재판매상들을 겁주는 한 회사의 능력이 보호받는 제품이란 것을 보여주는 예인듯 합니다.
로빈 그로스: 네, 로프그렌(Lofgren)이 언급하고 있는 반경쟁 사용의 형태도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린터 토너 카트리지 시장에서의 경쟁을 방해하는 것과 저작권 침해를 보호하는 것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서 차고 문개폐기로 사용되는 보편적인 원격 통제장치를 경쟁자들이 배포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DMCA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지요.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DMCA가 어떻게 남용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실례입니다. 전 세계의 입법자들이 여기 미국에서 DCMA가 사용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우리가 저지른 것과 똑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는 너무 광범위한 모방방지 법률을 통과시키는 실수를 범하였습니다.
리차드 코만: 사실상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미국 저작권 산업에서 어떤 주장들이 흘러나오고 있는지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그래도 있겠지요?
로빈 그로스: 글쎄요, 이 의제를 통과시키기 위해 저작권 산업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무기력함이 있었습니다. 수 년 간 걸쳐서야 의제가 겨우 자리를 잡았으니까요. 어떤 면에서, 여러 나라들은 이미 손이 묶여 버려 있는 셈입니다. EU는 저작권 훈령(Copyright Directive)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EU의 15개 회원국들이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맞습니다. 그들은 이런 일을 막고 싶고 속도를 늦추고도 싶고 다시 재고해보고도 싶지만,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계속해서 숨가쁘게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전혀 그런 기회가 없다고 할 수 있지요. 이런 나라들의 상당수는 조약 준수 협정하에서 이런 법률들을 의무적으로 통과시켜야 합니다. 의미심장한 면제 조항을 통과시킬 수 없는 한, 미국이 직면했던 것 만큼 상당한 법정항의에 유럽도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법정에서 시민들은 이렇게 통과된 법률들에 대하여 자국의 헌법에 명시된 정보의 자유와 표현의 권리의 자유에 기반하여 항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리차드 코만: 반면에, 노르웨이에서는 DVD 존(DVD Jon) 사면건이 있습니다.
로빈 그로스: 그렇습니다. 이는 할리우드에 저항한 훌륭한 본보기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흥미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존(Jon)이 DVD를 사서 할리우드가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의 컴퓨터에서 DVD를 보고 싶다면 그는 당연히 그렇게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판례에서 실제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앞서 언급한 단순한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할리우드가 사법적인 절차를 밟아 노르웨이에서 모방방지 법률을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표출되었다는 것이죠. 입법부에 전혀 상정하지도 않고, 공개적으로 내놓지도 않고 말입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에서 말했던 건 좀 과하게 밀어붙인 것이고 그 보다는 예전의 법률을 좀더 사법적으로 재구성하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차드 코만: 유럽 저작권 훈령(EU Copyright Directive)이 발효되면 법정에 어떤 충격이 미칠까요?
로빈 그로스: 노르웨이에서는 법률로 거부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훈령의 상당수는 그 나라의 구체적인 이행에 의존할 것입니다. 만약 노르웨이가 역설계(reverse engineering)에 대해 확실하게 면죄부를 부여하면, DeCSS를 만드는 것도 불법이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를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동은 여전히 합법적이지 않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나 정보까지 제공해도 된다고 완전히 허락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리차드 코만: 유럽 말고 다른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까?
로빈 그로스: 다른 지역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와 기타 나라들이 그렇지요. 이런 지역은 지적 재산권 수출국이 아니라 수입국입니다. 나는 미국이 자신들의 지적 재산권 권리를 그런 나라들에 광범위하게 부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 효과는 원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자신의 문화를 희생면서까지 강제로 모든 미국 문화, 미국 영화 그리고 미국 음악을 수입해야 할까요?
리차드 코만: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로빈 그로스: 예를 들어 특허권이 붙은 AIDS 약을 들어 봅시다. 국제 특허법은 없지만 특허권과 관련된 법률은 국제적인 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협정 준수의무가 있으며 각각의 나라에서는 서로간의 특허권을 존중한다는 것에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특허권 보호 공공 정책을 제공할지는 전적으로 개별 나라의 권한에 달려 있습니다. 브라질과 인도 같은 나라에서는 의약품 특허권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나라들에는 무역 제재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미국식 스타일의 특허권 법률을 채택하라는 엄청난 압력이 주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국식 특허권은 AIDS 약을 비롯하여 기타 약품들의 가격을 인상시킬 겁니다.
이런 때에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잠깐, 치료제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 자국민들이 죽어가는 판에 이 나라의 최대 관심사가 미국의 제약 회사들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인가?’란 말을 되뇌일 수 밖에 없게 되지요. 실제로 이러한 국가의 최대 관심사는 논쟁꺼리 조차 되지 않습니다. 논점은 간단합니다. "이와 같은 지적 재산권 규칙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나 WTO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란 논리이죠. 그래서 이런 나라들에게는 선택권이 거의 없습니다. 협상력은 물론이고, 지적 재산권에 관한 서구의 견해 그리고 그 제재에 저항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리차드 코만: 그래서 저작권과 특허권 보호의 전 영역이 세계화라는 틀의 일부라는 건가요?
로빈 그로스: 그렇습니다. 지적 재산권과 관련하여 일어나고 있는 일은 현재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일부입니다. 많은 경우 아주 방대한 다국적 회사들이 정부보다 더 큰 힘을 휘두른다는 관점에서 보면 말입니다.
리차드 코만: 그러면 이런 일은 WTO와 같은 국제 기구에도 일어나겠지요?
로빈 그로스: 맞습니다. WTO가 전체 그림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리차드 코만: 세계 은행도…...
로빈 그로스: 맞습니다. 자본이나 부의 문지기들에게는 무역 회담이나 조약 협정 또는 아주 간단하게 재정적 압력을 가하는 등의 온갖 무기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 무기를 이용해 대출을 받고 싶다거나 IMF으로부터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에 압력을 가해 그 나라에는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법률들도 통과시키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리차드 코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자국의 국민들에게 정보 접근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인터넷에 내부적으로 관심이 많습니다. 책을 제공하고, 어린이들을 교육하고, 국민의 의료 수준, 약물 부작용 등등을 알아내고자 하는데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그런 나라에서는 책을 살만한 능력이 없고,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과 통신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의 효율성은 아주 강력합니다. 반면에, 저작권을 가진 나라에서는 인터넷을 두려워합니다.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저작권 및 저작권 침해 메커니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죠.
로빈 그로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고민거리입니다. 반면, 이 테크놀로지는 전 세계인들을 연결 시켜주는 가장 혁명적인 방식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은 지적 성장을 이룰 기회인 동시에 전통적인 사업 모델이 지적 재산권이라는 희소성 모델에 의존하자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희소성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세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이전에는 전혀 접해볼 수 없었던 세계와 서로 지식과 문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개발 도상국들의 정부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기회는 아주 거대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작권 산업으로부터 정보의 전송 속도를 낮추고 정보 교환을 어렵게 하는 장벽을 세워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나라들은 자국민들의 이익을 최대로 지키기 위해 아주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고 있습니다. 활력 넘치는 공개 영역을 확보해서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배울 수 있기를 원하고 있을 겁니다. 만약 앞서 한 말이 틀리다면 사람들은 미국으로부터 정보가 배달되는 시스템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요?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서도 할리우드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아주 저렴한 비용에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테크놀로지가 있다면 아마 이들은 비상식적으로 고가인 로열티를 지급하면서까지 자원들을 소비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리차드 코만: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그냥 압력이라고 하던데...
로빈 그로스: "그냥 압력"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 압력은 엄청납니다. 국제 공동체는 이런 개발도상국들이 서구의 지적 재산권 법률을 채택하도록 압력을 가하는데 사용할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차드 코만: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CD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CD가 공공연하게 복사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당연히 그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가요?
로빈 그로스: 중국을 언급하셨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왜냐하면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지적 재산권 법률이 자신들의 법률과 비슷하도록 많은 노력을 들여왔습니다. 사실 1994년 중국이 무역 최혜국 지위를 얻고자 할 때, 미국은 사형대상 목록에 저작권 침해 조항도 추가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와 무역하려면 반드시 필수적인 사항이었습니다. 여기에서도 확실하게 알 수 있듯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저작권을 보호하는데 분명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용이 어느 정도 들까요? 보상과 보수를 장려하는 시스템을 세워야 할까요? 물론입니다. 아무 허락없이 책을 복사했을 경우, 그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영원히 감옥에 구금하거나 사형시켜야 하나요? 그건 약간 극단적이네요. 그러나 여러 나라에 자국의 법률을 고치라고 압력을 휘두르는 할리우드의 파워가 어떤 것인지는 확실히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 정책을 놓고 보았을 때 중국은 지금과는 아주 다른 정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보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믿었으며, 누군가가 특정한 것에 대해 저작권을 확보해서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 권리가 있다는 개념 조차 없었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미국의 저작권 법률]이 아주 생소한 개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문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 이와 같은 [저작권 침해] 법률은 중국인들의 문화에 충격적인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리차드 코만(Richard Koman)은 프리랜서 작가이자 편집자이다. 그는 Salon, New Architect, Internet World, 그리고 O"Reilly Network에 기고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