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불호 중심으로 리뷰 쓰기
리뷰를 어떻게 쓰면 좋은가라는 말에 한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좋은지 나쁜지를 써라. 그리고 왜 좋은지 아니면 왜 나쁜지를 90% 설명해라.” 일종의 공식처럼, 리뷰에서는 처음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나쁘다, 좋다를 써도 좋습니다. 아직 리뷰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우선 지르고 시작하는 겁니다. 어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가 좋았는데 왜 좋았는지를 하나둘 설명하는 것입니다.
물론 리뷰를 반드시 이런 식으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보다 중요한 장면이나 상황들을 설명하고, 영화의 뛰어난 점이나 아쉬운 것들을 부각하면서 서서히 독자를 끌어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런 방식이 더 설득력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오를 먼저 드러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분명하게 목표를 제시하고 나아가는 것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글의 구성을 복잡하게 하지 않고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말하려는 바를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그렇게 느낀 이유 설명해주기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했다면 다음에는 왜 그런지 이유를 써야 합니다. 영화나 소설이라면 어떤 장면, 어떤 대사가 좋았다거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때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언제나 정의를 주장하는 캐릭터라서 좋다.” 이렇게 한마디를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는 다음에 구체적으로 설명이 들어가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정의를 주장하는 캐릭터인지, 대사나 장면에서 어떤 식으로 캐릭터가 드러나는지 설명해 줘야 합니다. 정의라는 단어는 추상적이기 때문에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범위나 규정이 다릅니다. “그는 정의를 사랑해. 그는 착해.” 이런 말로는 정확하게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반드시 “어떻게 착한데? 그가 원하는 정의는 무엇인데?” 이렇게 나오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좋았다.” 이것만으로 끝나 버리면 독자는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추상적인 정의나 모호한 짐작을 하더라도 좋습니다. 대신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들로 구체적인 설명을 추가해야만 합니다.
3. 구체적인 설명은 팩트 위주로!
그렇다면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기사를 쓸 때 흔히 팩트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팩트(Fact)’는 사실을 뜻합니다.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팩트입니다. 아무런 팩트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외친다면 누구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이 작품이 재미있다, 없다를 말하려면 그냥 ‘재미없어’가 아니라 이런저런 이유로 재미없다고 좀 더 구체적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예시) 재미있었다. 많은 슈퍼 히어로들의 역할을 정확히 살려 내고, 퇴장하게 만들었다.
위 문장은 주장입니다. 어디에도 팩트는 없습니다. 이 문장을 팩트로 만들고 싶다면 정확하게 역할을 살려 내는 장면을 제시해야 합니다. 퇴장의 구체적인 상황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죠.
예시) 아이언맨은 이기적이면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끈질기게 이루어 낸 캐릭터였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유일한 승리의 해법도 아이언맨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닐까. 아이언맨은 과거로 돌아갈 때부터 자신의 희생을 전제로 모든 계획을 짰던 것이다. 그리고 〈어벤져스 1〉에서도 아이언맨은 핵무기를 우주로 가지고 나가면서 죽음의 기로에서 돌아왔다. 그의 죽음은 이미 처음부터 예고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팩트를 쓰기 위해서 필요한 것 역시 메모입니다. 처음 작품을 보았을 때 인상적인 장면이나 대사 등을 적어 두면 이후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리뷰를 쓰는 비평가나 칼럼니스트들은 보통 작품을 두세 번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만 작품의 많은 것이 조금 더 보이고,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감상을 남기는 정도라면 메모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되지만, 리뷰를 본격적으로 쓰겠다고 생각한다면 두어 번 반복해서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보고 메모를 남기고, 쓰기 전에 다시 한번 보는 것. 최소한 이 정도로 반복한다면 리뷰 쓰기에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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