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출판기획부 한종문
- 미국의 이슬람을 향한 총구는 과연 옳은 것인가? -
심슨 가핀켈은 그의 저서
『데이터베이스 제국』(한빛미디어, 2001)에서 미국의 대참사를 예견했다. 그리고 대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과연 미국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인가를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하지만 참사는 일어났고, 지금 온 세계는 미국에서 일어난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경악과 임박해온 전쟁의 기운 속에 술렁이고 있다.
파괴기술의 민주화 - 테러 앞에 휴머니즘은 무력하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내 테러 방지 조치는 미국인 대부분의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서는 단순한 질문을 하나 하고자 한다. 이러한 조치들이 실제 효과가 있었나 하는 것이다. 이 질문을 이해하는 데는 테러행위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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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스 교수는 "광적인 테러리스트는 대량 학살을 바람직한 결과로 여기는 광신적 집단이며, 테러행위와 살인을 정치적인 이벤트쯤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베레스 교수는"새로운 종류의 병리, 즉 질병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지금까지는 반미 테러가 매우 드물어서 운이 좋았지만 곧 이런 운이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9장. 미치광이와 테러리스트 중에서-
엇갈린 반응의 정체는?
9월 11일 발생한 테러 참사로 인해 세계 무역 센터에서만 5천 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고 언론은 이번 참사로 인해 미국이 입은 표면적인 피해 액수만 4백 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테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하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는 "미국인들은 최근의 슬픈 사건이 그들 정부의 잘못되고 잔인한 정책에 대한 보복행동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고 미국의 경제?정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국가들은 미국의 이슬람 테러 세력을 향한 "신성한 전쟁"에 자의든 타의든 손을 들어 주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테러용의자 색출을 위해 수사기관의 도청권한을 확대하고 아랍계를 포함해 유색인 시민에 대한 무제한적인 접근을 뼈대로 하는 법무부 안이 논란이 되고 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조치들로 인해 가핀켈이 『데이터베이스 제국』에서 소리 높여 주장했던 "시민의 권리와 사생활"은 무참히 짓밟힐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은 항공기를 이용한 미국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뒤 생화학 무기를 이용한 테러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테러 발생 뒤 생화학 테러 가능성을 연이어 경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뉴욕 시내에 특수장치를 설치해 공기를 채집한 사실을 전하며 미국이 생화학 테러에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테러 직후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제3세계 나라 국민들은 비교적 차분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영국의 한 신문은 "섬뜩함을 느꼈지만 미국에 대해 동정심이 일지는 않았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덧붙여 기자는 "이런 이중적인 반응은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정치, 경제 질서 속에서 소외되어 있는 전 세계 80% 인구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고 말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테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사람마다 국가마다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논쟁도 이 테러를 바라보는 극단적인 간극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심슨 가핀켈은 『데이터베이스 제국』에서 미국의 대 테러를 경고했다. 더불어 미국이 얼마나 생화학테러에 무력한가도 되짚고 있다. 심슨 가핀켈은 그 동안 벌여져 왔던 미국 내 테러의 양상을 분석하면서 미국이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처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데이터베이스 제국』에는 미국의 "합리적인 이성"임을 자처하는 미국인의 사고 방식이 담겨 있다. 또한 이러한 생각은 무너진 건물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잘 못했다고 이러는 거죠"라며 울먹이던 평범한 미국 시민의 보편적인 정서이기도 하다.
가핀켈의 의문은 "잠재해 있는 테러리스들을 체계적으로 감시하고 테러를 저지르기 전에 검거해 테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가"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과연 비용만큼 효과적인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과연 미국의 생각은 합리적인 것인가, 미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는 과연 옳은 것인가. 가핀켈이 『데이터 베이스 제국』에서 생각의 물고를 트고 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 책을 집어든 독자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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