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자바 서블릿 프로그래밍, 개정판의 역자 이창신
정말 엉겁결에 맡아버린 것 같다. 원래 오라일리-한빛의 자바 서블릿 프로그래밍(이하 OJSP)이란 책에는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그만큼 보은할 기회를 소망했고, 그러면서 그 책에 소개된 com.oreilly.servlet(이하 COS)의 세계화에도 집착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 서블릿 기술의 최대 이슈 중의 하나였던 업로드 모듈 파동을 기억하시는지…
ASP는 갤럭시인가 하는 것으로(솔직히 잘 모르겠다) 무척 편하게 웹 브라우저 클라이언트로부터 파일을 전송 받아 서버가 주물럭 거릴 수 있었지만, 서블릿은 아주 로우(low)한 레벨에서 프로토콜의 구성에 기반한 분석을 감행해야 했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파일 업로드를 처리하는 서블릿은 작성하기가 더 어려웠고,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스를 들이댄 것이 바로 OJSP였다. 당시 책의 그 부분을 읽었을 때는 무척 어려워서 그대로 따라서 코딩하여 실행하는 것조차 버거웠었는데, 이제는 그 라이브러리를 고쳐서 한글이 되게 만들 정도가 되었으니, 내가 대단하다기보다는 세월의 힘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막상 좌절은 다른 곳에 있었다. 세상의 서블릿 개발자가 영어권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막상 COS의 세계화에 대해서 저자 제이슨 헌터가 시큰둥했다. 나의 영어가 시원치 않았던 건지, 아니면 자신의 소스가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건지, 다른 이들의 기여는 잘도 받아들이면서, 정작 무수히 많은 아시아권, 동구권 개발자들의 마음에 꽝꽝 못을 박아 놓고는 OJSP 제 2판이 나오면서도 전혀 개정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걸까?…
나름대로는 분한 마음이 많아 오라일리의 한국지사격인(아닌가?) 한빛에게도 굉장히 많은 항의를 했다. 아마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으신 분은 자바 담당 임성춘 대리님일 것이다. 한빛 홈페이지에 자바담당이라고 이름과 메일 주소가 링크되어 있어 할 말이 많았던 나한테 꽤나 호되게 당했다면 당한 셈이다. 그런데 이분도 결국 결정적인 순간(임성춘 대리님은 올해 3월 오라일리의 자바 컨퍼런스에서 헌터씨를 만났다)에 “그게 뭐더라…”로 끝이 나버렸다고 한다.
그렇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번역서! 원서는 이제 빼도 박도 못하니 그나마 한국의 개발자들에게는 COS의 세계화와 그간의 심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대리님을 또 한번 긁었고, 그럼 한번 샘플 챕터를 번역해보라고 해서 진짜로 “내 맘대로” 했는데 “그럼 당신 맘대로 주~욱 해보라”는 판결이 나오고 말았다. 결국 원서를 통째로 번역하게 된 것이다.
700페이지…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 일전에 몇 십 페이지정도는 여가선용(까지는 아니지만)으로 해보았지만, 이건 그야말로 ‘역자’가 되는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를 만드는 일에 부담이 없다면 새빨간 거짓말이겠지….
그래서 힘을 얻기 위해 많은 지인들에게 “커밍 순(Coming soon) 7월”을 외치며 잘 하리라고 공언했지만,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님에 틀림없다. 이제 정말 어떻게 된 영문인지… 난 그저 COS에 분노해서 일어났던 것 뿐인데, 이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고독한 걸음걸이로 “출판”이라는 언덕을 오르려 하다니…..
정말 이러다가 골로 넘어가서 꼴까닥 하는 거 아닐까? 아니지 어쩌면 부활할지도 몰라… 그 때에는 이런 책을 써야겠다. “유니버설 자바: ME부터 EE까지”라는 책을… 나도 4편부터 쓰고 난 후 나중에 1편을 써서 “에피소드 1(원)” 이라고 이름 붙일 지 모른다.
이제 내 주위는 온통 서블릿 책들이 굴러다니면서 약을 올릴 것 같다.
“바보야, 사서 고생해라~”
이 창신
현재 일본의 인터큐브(Intercube Co, Ltd.)에서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최고의 이슈로 논의되고 있는 NTT-도코모의 자바 프로그램 제공 서비스, i-애플리 프로그램의 개발을 이끌고 있는 자바 개발자인 역자는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컴퓨터 경진대회의 상을 모두 휩쓴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Health OK, Acome21, Photojoy.com, 배움닷컴 등의 사이트 개발에 참가했으며, LG Soft School, KITEL 등에서의 화려한 자바 강사 경력도 있다. 어문학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어 유창한 영어와 일어 실력뿐만 아니라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라틴어, 그리스어 등의 어학 실력도 자랑한다. 또한 늘 필명 “이아스”를 고집하던 우리의 한빛 리포터 1기 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