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던 호수에서 우리를 동굴로 데리고 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배를 타기 위해서 우리는 호텔을 나와서, 웨스트(West) 기차역 근처로 걸어갔다. 신선한 아침 공기와 일에 대한 흥분으로 나는 신이 났다. 전설에 의하면, 이 석회 동굴은 16세기에 어느 은둔자 비투스(Beatus)라는 사람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황량한 공간에서 몇 년 간 살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 다음에 나는 뉴욕의 사무실에 있는 내 침대를 떠올렸다. "우리 두고 온 것 없겠지?"라고 밥이 물었다. 밥은 지난 번 조난 때문에 살이 30파운드는 빠진 것 같았다. "그런 것 같아. 자, 서버, 손전등, 하이킹용 신발, 스웨터 몇 벌, 로프, Spelunking in a Nutshell, 지도, 물통, Windows 2000 Administration in a Nutshell 15부.." "너 아직도 그 책을 쓴 게 미치 툴로치가 아니라 너라고 주장하는 거니?"하고 그가 물었다. "단지 그가 내 상관이고, 나한테 1년에 6만3천불을 주기 때문에 그 사람 이름으로 책이 나온 것 뿐이야. 하지만 그걸 꼭 내 이름으로 해야 된다는 얘기는 아니야." "정말이야?" "물론 정말이지."라고 나는 대답했다. "우린 2킬로미터짜리 케이블도 있어. 이 정도면 동굴 입구부터 제일 깊은 곳까지 가기 충분할 거야." 지난 번에 마터호른 산에서는 10Base2 콕스로 시도했었는데, 이번에는 동굴이 물에 잠겨있을 것 같아서 fiber를 선택했다. "좋아. 치즈는 없어?" 그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대신 초코렛을 달라고 하고 있어." "멋진데." 니더호른 근처에 도착해서, 우리는 가방을 들고 배에서 내렸다. 나는 운동을 좀 해야할 것 같아서 부두에서 동굴 입구까지 걸어가자고 했다. 그곳은 경치가 정말 좋았다. 새들이 지저귀고, 아래에 있는 호수도 장관이었다. 햇살도 적당하게 빛났고 소떼들의 방울소리를 들으며 나는 치즈와 초코렛의 나라의 풍족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우리는 관광 상품 가게와 레스토랑을 지나서,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갑자기 기온이 15도 정도 떨어져서, 우리는 옷 위에 스웨터를 입었다. 우리는 로프로 몸을 묶고, 동굴 속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동굴 천장에는 종유석이 매달려 있었고, 바닥으로부터 석수가 솟아 있었다. 우리는 점점 더 깊이 들어갔다. 그곳의 자연 경관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훌륭했다. 갑자기 갈림길이 나타나서 우리는 둘 중 한 길을 택해야 했다.
"우리 왼쪽으로 가야 할까, 아니면 오른쪽으로 가야 할까?"라고 나는 물었다. "동전을 던져서 결정하자."라고 밥이 대답했다. "좋아."나는 주머니에서 동전을 하나 꺼냈다. "음.. 어느 면이 나오면 왼쪽으로 갈까? 네가 정해." "앞면" 동전은 공중을 날아서 땅에 떨어졌다. "뒷면이네. 그럼 오른쪽으로 가자. 아마 우린 목적지를 찾을 수 있을거야." 나는 오른쪽 길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바닥도 없어 보이는 깊은 곳으로 떨어졌다. 나는 계속 어둠 속을 굴렀다. 영겁의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이상한 것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누, 커널, 빨간 모자(red hat)를 쓴 사람, 강철 용, 파란 제복을 입은 군대, 성당과 시장.. 등이 눈 앞을 스쳐 지나갔다. 눈을 떠 보니 밥이 내 손을 꼭 잡고 있었고 침대 옆에는 간호사가 서 있었다. "무슨.. 일이야?" "너 아래로 떨어져서 기절했었어. 우리가 바른 길이라고 생각 했었던 오른쪽 길 입구 생각나? 거기서 네가 6 피트 아래로 떨어진 거야. 다행히도 줄 때문에 네가 빙빙 돌면서 떨어져서, 떨어질 때에 배낭이 네 밑에 깔렸어. 가방 안에 넣었던 Windows 2000 Administration in a Nutshell이 쿠션 역할을 해 주지 않았더라면 넌 아마 중상을 입었을거야."라고 밥이 대답했다. "그래서 내 책이 나를 다시 구했네, 그렇지?" 나는 힘없이 웃고 나서 그의 손을 꽉 쥐었다. "나 배고파. 치즈 좀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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